Beautiful Game/국가대표팀

[2010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 관전 후기.

GuPangE 2008. 2.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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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이 좋지 못했기에 기대치가 적어졌다. 오히려 그 덕분에 더 기뻤다. 국가대표경기를 보며 간만에 모두가 기뻤던 하루였다. 올해는 좋은일이 많이 생기려는지 블로그를 시작한지는 이제 100일이 조금 지났지만 이벤트까지 당첨되어 기분 좋게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찾을 기회가 적었던 곳이기도 했다.

  설연휴에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였지만 상암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도 조금 일찍 도착해 친구와 만난 뒤 표를 받으려 했지만 도통 찾기가 어려웠다. 스타벅스를 자세히 들여다 본 후에야 몇몇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겨우겨우 본인확인 후 표를 받을 수 있었다. 'Daum'이라는 표시라도 해주시지; 그 후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한 뒤 경기장에 입장했을 땐 선수들이 입장할 무렵이었다.

사진으로 보기엔 조금 먼 듯한 거리였지만 실제 선수들보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전반이 시작되고 경기는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수비적으로 나왔고 4-3-3으로 나온 우리 대표팀은 계속 밀어붙였다. 설기현과 이영표, 염기훈이 활발히 움직이며 측면을 돌파했고 박주영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칠레전때처럼 중앙에 있던 박지성이나 조용형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공격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조금은 아쉬웠다. 같은 공격이 계속되니 상대편의 육탄수비에 막혔고 무득점기록만 길어지는 셈이었다. 많은 기대를 모으며 출전한 박지성은 중앙에 위치하며 공을 잡을 기회는 적었지만 돌파나 패스에서는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비들을 따돌리고 돌파하는 모습이나 앞쪽으로 패스해주는 모습은 역시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경기장에서 사진찍는 건 왠지 힘들다. 줌안되는 폰카로 대충 찍어버린..;

  시간이 흐르고 전반도 끝나갈 때 즈음 한국은 다시 파상공세를 보여주었다. 중반까지는 조용했던 오범석이 살아나면서 측면이 더 활발해졌고 좋은 슛팅도 나오게 되었다. 경기내내 보여준 김남일의 패스는 공격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갈수록 폼이 떨어졌던 염기훈이 김두현과 일찍 교체된 것도 매우 좋았다. 막판에 투르크메니스탄을 몰아붙인 공격은 결국 곽태휘의 골까지 이어졌고 전반을 리드한채로 마칠 수 있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였지만 오랜만에 골도 터지고 이기고 있으니 기분 좋게 경기를 볼 수 있었다. 후반에 포메이션은 비슷했지만 김두현이 중앙을 맡고 박지성이 윙포워드로 자리를 옮기는 등 변화를 준 뒤에는 모두가 제자리를 찾은듯 경기가 더욱 잘 풀렸다. 후반 시작부터 박주영은 옆그물을 때렸지만 설기현의 추가골과 박지성의 골은 시원함 그 자체였다. 박지성의 놀랄만할 골은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해 부족했던 활약을 모두 채워줄만한 모습이었다.

골이 터지자 폭죽도 터졌다.

  아쉬웠던 것은 공격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공격을 하지 못했고 수비도 같이 몰리면서 박지성이 있던 왼쪽이 마크없이 비어있음에도 연결되지 않은 것은 조금 답답했다. 박지성이 손짓으로 몇번 표시했지만 공은 계속 오른쪽을 향했다. 활약만 보면 가장 좋았던 선수였던 박주영은 활발히 움직이며 부진하다는 최근 모습을 떨쳐낸 듯했지만 골을 넣지 못한게 가장 아쉬웠다. 만약 골까지 넣었다면 헤드라인에 '부활'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나왔을지 모를 일이었다. 전반과 후반 좋은 득점기회가 있었지만 운도 따르지 않는 듯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역공도 위협적이었다. 상대편의 11번 선수는 그 중에서 눈에 띄었고 좋은 패스를 몇번 보여주었다. 한국이 밀어붙이다가 중간중간 나온 역습에 골을 허용할뻔 하기도 했다. 한국은 3-0이후에도 이관우를 투입시키며 계속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패스한번에 수비진이 뚫리며 설기현이 네번째 골까지 넣을 수 있었다.

사진과는 관련없지만 얼마만에 보는 스코어인지..

  전광판으로 확인해보니 영하까지 떨어졌던 추운날씨였지만 모였던 많은 사람들이 기분좋게 돌아갈만한 좋은 결과였다. 오랜만에 국가대표에서 뛰는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를 보는 것도 좋았고 수비는 실수가 보이긴했지만 전체적으로 모두 잘했기에 결과가 따라와 준 것 같다. 앞으로도 활기찬 경기를 계속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서울vs포항의 K리그 경기나 월드컵예선전때나 상암을 다시 찾을듯..

 

대한민국 4 - 0 투르크메니스탄

44' 곽태휘                            

57' 85' 설기현                                 

71'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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